신탁이 뜬다. 저금리,고령화시대
신탁이란 '믿고 맡긴다'는 뜻의 신탁(信託)은 일종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고객이 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현금.예금.주식.채권.부동산 등을 맡기면 금융회사가 이를 운용.관리.처분한 뒤 수익을 돌려준다.
금융회사가 다수의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펀드와 달리, 신탁은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고 위탁자(고객)가 직접 운용지시를 내릴 수 있다.
또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뿐 아니라 부동산,지적재산권,담보권 등 다양한 재산을 맡길 수 있으며, 투자 자문과 절세, 상속 등 부가기능을 포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탁은 재산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있다. 크게 현금 등을 맡기는 금전신탁과, 금전 이외의 부동산 같은 재산을 맡기는 재산신탁으로 나뉜다.
국내 신탁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말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는 969조원에 이른다.
2014년 546조원에서 5년 사이에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탁회사별로는 은행이 480조원, 증권사가 237조원을 차지한다. 신탁재산별로는 금전신탁이 484조원, 재산신탁이 485조원이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신탁시장을 이끌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이자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은행들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신탁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의 후속조치로 주가연계신탁(ELT)등의 판매가 제한되면서 은행들은 생활밀착형 신탁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부터 상속까지 해결해주는 <KB내생애(愛)신탁>을 10월말 출시했다.
이 상품은 평소에는 맡긴 재산을 굴려주고, 병에 걸리면 생활비,의료비를 지급하여, 사후에는 상속업무를 대행해준다.
하나은행은 10월초<사전증여신탁>을 내놨다. <사전증여신탁>은 증여 공제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자녀에게 금전을 증여한 뒤, 이를 장기 투자하는 상품이다.
'증여 후 투자'가 '투자후 증여'보다 증여세 면에서 유리한 점을 활용한 것으로, 자녀의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등을 마련할 때 유용하다.
IBK기업은행은 상조 서비스와 연계한 <IBK안심(安心)상조신탁>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5만원부터 50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본인 사망때 지정된 상조회사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납입액이 350만원 이상이면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사망할 경우에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비대면 신탁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5월 은행권 최초로 신탁 비대면센터를 설립했으며, 신한은행은 영상통화로 신탁상품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신탁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전된 일본에서 크게 성장했다. 보험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신탁 금융상품을 이용한 노후 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신탁시장의 수탁고는 1263조엔으로 1경원이 넘는다.
이는 2004년 '신탁업법' 개정 이후 수탁 가능한 재산의 제한을 없애면서 유언대용신탁,생명보험신탁 등 포괄신탁이 크게 성장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포괄신탁은 금전이나 부동산 등 다양한 재산을 하나의 상품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일본 신탁시장의 53.2%를 차지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의 포괄신탁에 해당하는 종합재산신탁은 4000억원 규모로 전체의 0.04%에 불과하다.
또 담보권이나 보험금청구권과 같은 재산은 수탁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정희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빠른 고령화 속도와 치매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대응해 금융업게는 다양한 신탁상품 공급으로 고령자의 노후생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8월 고령자의 안정적 노후생활에 기여하는 신탁 형태의 금융상품을 개발,공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내놓고 추진 중이다.
고령자의 인지 상태가 양호할 때 효과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수탁재산 범위를 확대하고 후견지원신탁(치매신탁)등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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