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가슴 아픈 병
결혼 후 명절에만 들리게 된 친정집, 명절에도 바쁘게 되면 가지 못할 때 도 있었지만 최대한 명절에는 꼭 찾아뵈려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이가 들어버린 부모님을 바라볼 때 마음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 아빠의 행동에 이상 증상이 보였다.
날짜 개념이 없어졌다. 자꾸 반복해서 해야 할 일을 말하시고 내일이 그날이 아닌데도 내일이 그날이라고 자꾸 우기신다.
정확하게 날짜를 짚어서 설명을 해줘도 금방 잊어버리신다. 그러시다가도 평범하게 생활하신다. 집을 잘 찾아오시고
음식도 잘 드신다. 가족과 그냥 웃으면서 잘 지내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치매약이 호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치매약을 거부하셔서 그냥 가족과 지내게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급속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다리가 많이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알지 못했다.
아빠의 무릎 관절이 다 닳아서 아프신 상태로 걸어 다니시고 그리고 조금 불편해 보여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셨기에
몰랐던 것이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일어나시는 게 불편해 보여 "아빠, 다리 안 파요?" "응, 난 아픈 데가 하나도 없다." 웃으시면서 말하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이 난다.
근데 갑자기 걷지못하셨다.급하게 다리 한쪽을 화농 제거 수술을 하시고 한달 있다가 바로 반대편 다리도 화농제거 수술을 하셨다. 무릎 관절이 닳아서 생긴 것이라고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아픈 것도 모르시는 아빠, 하지만 수술 후 자꾸만 링거를 뽑으려고 하시고 붕대를 감아놓은 무릎에 자꾸 손을 대시고
손대면 안 된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시면서 또 금방 손을 대시고 한다.
코로나로 면회가 잘 안되지만 일반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길 때 잠시 가족들과 대면했다. 나를 알아보시며 엄마를 보시는 순간 엄마를 알아봤나 보다.
이송 과정에서 돌발행동에 대비해 아빠를 묶어 놓았다. 묶여있는 자신이 마음이 아프신지 아니면 엄마가 너무 안타까워 보이시는지
순간 폭풍 같은 눈물을 흘리시며 대성통곡을 하신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바로 내가 진정시키니 알아들으시고
눈물을 멈추신다.
아빠는 아주 순하신 분이다. 한 번도 엄마랑 말다툼조차 하신 적이 없다. 엄마가 뭐라하셔도 묵묵히 듣고만 계신다.
건강하시고 한번도 아파본 적이 없는 아빠가 서서히 치매가 오시고 지금은 인지기능과 집에서 케어하기가 힘들 정도가 되어 요양병원에 계신다.
이제 한 달 반이 되어간다. 그런데 급속하게 살이 많이 빠지셨다. 집에서는 3끼고 4끼고 원하는 대로 드셨는데 규칙적인 생활과 주시는 밥만 드셔서 그런지 살이 많이 빠지셨다.
자기 자신도 아프고 가족도 아픈 병 치매
세상에 살면서 한 번도 아프지 않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아픈 곳이 없어서 또 다른 불만을 가지고 살까?
인생을 아주 열심히 사셨고 그나마 평생을 큰 병 없이 사시다가 노년에 아픈 병을 얻었다.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편히 그 나라에 가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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