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치료
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많다. 아빠가 비염이어서 고생을 하시고 요즘에는 식염수로 코안을 세척하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소금물로 꼭 코를 세척하시는 모습을 봤다. 다행히 나에게는 비염이 없다. 하지만 동생은 비염이 있어 고생을 하고 그 딸에게까지 비염이 유전이 되어 어릴 때부터 고생하는 모습을 봤다. 물론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유전적인 문제도 무시를 할 수 없는 것 같다.
알레르기를 겪으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혹시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닌가?" 많은 분들이 면역력을 키우는데 좋다는 건강보조제들을 수소문하여 비싼 돈을 주고 먹어보지만 효과는 없다. 알레르기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나 근본적인 치료 없이 보조제만으로 천식, 비염, 아토피, 두드러기가 좋아질 리 없다.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알레르기 경향을 가진 사람들은 여러 가지 물질에 남들보다 과민하게 반응하는데 건강보조제는 특정 성분을 고함 향으로 농축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부작용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주의하여야 한다.
우선, 알레르기는 면역력이 떨어진 것과는 거리가 멀다.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병균 같은 외부 침입자들을 제대로 처리해서 내 몸의 안전을 지키는 면역시스템이 망가진 것을 의미한다. 의학적 관점에서 면역력 저하를 의식하게 되는 경우는 감기나 폐렴이 너무 자주 반복된다던가 건강한 사람이 대상포진 등 흔하게 잘 걸리지 않는 감염 증상을 보일 때이다. 특정 항암치료를 받고 있거나,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되어 에이즈를 앓고 있을 때 면역력이 약해지는 상황이 된다. 알레르기는 이와 다른 경우다. 엄밀히 말해 알레르기는 면역시스템이 여러 물질에 과민하게 작용하는 것으로서,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부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강해졌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병균을 더 잘 처리하는 상황은 아니라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면역의 균형이 깨진 상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나치게 예민해진 면역력은 우리 몸에 배어 있는 생리적 성질이나 건강상의 특징을 뜻하는 우리말의 '체질'이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개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한 번 형성된 면역시스템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지나치게 올라간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는 상당 기간 지속되다가 잘 달래주고 조절해주면 시간이 지나면서 또 사라지기도 한다. 예민해진 면역력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훨씬 중요한 것은 우선 현재의 힘든 증상을 조절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당장 매일 아침 콧물이 쏟아지고 매일 밤 두드러기로 잠을 못 이루면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겠다고 면역력 강화 제품들을 찾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알레르기 질환만큼 치료 효과가 좋고 치료 전후 삶의 질적 차이가 큰 질환도 없다. 증상에 따라 나에게 가장 잘 맞고 부작용이 없는 약을 찾아 꾸준히 관리하여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 그것이 알레르기 치료의 핵심이다. 또한 증상의 악화 요인에 대한 정확한 검사를 시행하고 생활 관리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알레르기가 생겼을 때 '내가 뭘 잘못 먹었나?'하고 음식을 용의 선상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평소에 잘 먹던 그 음식은 범인이 아니다. 공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간 새집, 매일 끊지 못하고 시켜 먹는 야식의 조미료, 상쾌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설치한 방향제, 깨끗한 화장실을 위한 독한 세정제,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항생제를 남용하여 건강한 균이 감소하는 것, 미세먼지 등이 더 유력한 후보자들이다. 거기에 더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발병에 기름을 붓는 악화 요인들이다.
'알레르기는 치료가 어렵다'는 통념과 반대로 알레르기는 어떤 질병보다 더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레르기를 치료하면 삶의 질이 좋아지며 행복해지고, 또 행복해지면 알레르기도 좋아진다. 단, 이러한 선순환의 고리를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근거를 토대로 검증된 정확한 방법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생활정보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매,자기자신을 잃어버리는 병 (0) | 2020.06.24 |
---|---|
커피의 유래 (0) | 2020.06.24 |
알레르기인경우(알레르기치료) (0) | 2020.06.23 |
여성들은 왜 대머리가 없나요?-과학상식 (0) | 2020.06.19 |
실손의료보험 가입 까다로워진다. (0) | 2020.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