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병
아버지가 몇해전부터 이상하셨다. 날짜 인지를 잘못하시고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시고 휴대폰, 지갑을 잃어버리시기도 하시고 병원에서 치매진단을 받았다. 치매약이라고 드시는데 속이 안 좋으신지 자꾸 올리셔서 약을 중단하고 그냥 밖으로 외출을 엄마랑 자주 하신다. 그리고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셔서 국민 국강 보험공단에서 검진하고 의사소견서를 첨부하여 장기요양등급 5등급을 받았다. 그러면 주간보호센터에서 지내실 수가 있다. 거의 대부분을 나라에서 부담하고 식대비와 일부를 본인이 부담한다. 엄마가 많이 힘이 드시니 그렇게 하자고 하니 엄마가 더 돌보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요즘에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신다. 이야깃거리도 있고 다니시기 괜찮으시다고 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 파킨슨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Alzheimer), 혈관성치매로 구분하는데 알츠하이머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치매가 오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행동장애가 생긴다. 치매는 생활의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이상이 온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가족을 몰라보거나 익숙하게 하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심지어 식사하고 나서 밥을 먹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다. 밤낮을 구별하지 못해서 한 반 중에 출근을 준비하기도 하고 집을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도 있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기억력, 판단력, 이해능력, 언어능력 등이 떨어지고 사람에 대한 의심이 많아진다. 쉽게 화를 내고 기분이 슬퍼지거나 우울해지기도 한다. 심하면 아무 장소나 돌아다니는 배회증상이 생기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행동장애가 생긴다. 이런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발병 시기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발병 후 몇 년이 지나면 음식을 삼키지 못해 몸이 급격하게 약해진다. 몸져눕는 상태가 되면 침이나 음식이 기관으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키거나 심장에 이상을 일으켜 생명을 잃는다.
우리나라 알츠하이머 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난 후 평균 12.6년, 첫 진단 후 평균 9.3년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고령일수록 생존율이 낮아지지만, 약물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다.
알츠하이머는 뇌세포가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기억을 잃어간다. 알츠하이머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단백질이 뇌에 축적하면서 발생한다.
뇌에 있는 두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면 뉴런의 연결 회로를 차단하고 뇌세포를 파괴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뇌세포 연결 회로가 50~60% 이상 끊어지면 병이 생긴다. 치매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기나긴 작별이라고 말한다. 기억과 자의식이 사라지면서 사람의 모든 것이 허물어져 간다. 가족도 몰라보고 나중에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게 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다. 2018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약 75만 명에 달한다. 2025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알츠하이머는 독일의 의사인 알로스 알츠하이머(Allos Alzheimer1864~1915)가 최초로 발견했다. 1906년 그는 51세 아우구스테라는 여성의 특이한 증상을 발표했는데, 4년 후 그녀가 사망하자 뇌를 해부했다. 분석하니 대뇌 전체가 줄어들었는데 기억, 사고, 언어, 운동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이 크게 위축되어 있었다. 특이하게도 아밀로이드 반점이라는 작은 단백질이 많았다. 이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파괴를 일으킨 것이다. 이후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이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급속히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세틸콜린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인다. 그래서 뇌에서 아세틸콜린을 높이는 약이 개발되었다.
1999년 나온 아리셉트는 뇌에서 아세틸콜린 양을 늘려준다. 아세틸콜린이 늘어나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출 수 있고 기억장애가 개선된다. 그 외에도 레미닐, 엑셀론, 에빅사 등의 약이 있다. 엑셀론은 먹는 약과 붙이는 패치도 있어서 노인환자에게 사용하기 편리하다. 병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뿐 아직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약은 없다.
지금까지 개발된 약들은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 진행된 병을 낫게 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약을 먹지 않으면 상태가 훨씬 나빠진다. 발병해서 3년 정도 지나면 가정에서 환자를 돌보기가 어려울 만큼 심해진다. 조기 발견해서 약물 치료를 잘 받으면 5년 이상이 되어도 가족과 계속 생활할 수 있다. 삶의 질을 유지 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록 뇌에서 뇌세포가 죽어가지만, 약물 치료로 자신의 감정과 기억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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